2019년 K리그2는 그동안 ‘2부 리그’라는 타이틀이 가진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뜨린 시즌이었습니다. 단순한 승격을 넘어서 전술의 발전, 새로운 스타의 출현, 팬들의 관심 증가 등 다방면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룬 해였기 때문입니다. 부산 아이파크와 광주 FC의 우승과 승격, 스타급 선수들의 활약, 각 팀의 전술적 실험은 K리그2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며 향후 리그 발전의 청사진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2019년 K리그2의 세 가지 핵심 키워드, ‘승격’, ‘스타’, ‘전술’을 중심으로 그 이슈들을 정리하고 분석합니다.
부산 아이파크와 광주 FC의 승격, 그 이상의 의미
2019년 K리그2의 가장 큰 화제는 당연히 부산 아이파크와 광주 FC의 승격이었습니다. 광주는 시즌 초부터 꾸준한 성적을 유지하며 리그 1위를 독주했고, 정규리그 우승을 통해 자동 승격이라는 보상을 받았습니다. 반면 부산은 플레이오프를 통한 극적인 승격에 성공하며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광주 FC는 박진섭 감독의 지도 아래 짜임새 있는 점유율 축구를 바탕으로 경기 흐름을 주도했습니다. 특히 펠리페(19골)라는 확실한 득점 루트를 바탕으로 공격의 날카로움을 유지했으며, 여름, 정준연 등의 중원 자원들이 경기를 안정적으로 운영했습니다. 광주의 축구는 단순히 이기기 위한 축구가 아닌, 완성도 높은 축구로 관중을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반면 부산 아이파크는 전년도의 아쉬운 플레이오프 탈락을 딛고 마침내 K리그1 복귀라는 목표를 이뤘습니다. 조덕제 감독은 수비 조직력과 역습 전개, 세트피스를 적극 활용하는 실용적인 전술을 통해 승점을 꾸준히 쌓았습니다. 정규리그 2위라는 성적도 충분히 인상적이었지만, 진정한 극적인 순간은 바로 경남 FC와의 승강 플레이오프였습니다. 부산은 1, 2차전 합산 2-0의 스코어로 승리를 거두며 2015년 강등 이후 4년 만에 K리그1 무대로 복귀했습니다.
신흥 스타들의 등장, 2부 리그의 가치를 증명하다
2019년 K리그2는 단순한 성적 경쟁뿐만 아니라 새로운 스타 선수의 발굴 무대이기도 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부산 아이파크의 이동준입니다. 빠른 발과 날카로운 위치 선정, 유연한 드리블 능력을 갖춘 그는 13골 7도움을 기록하며 부산의 공격을 주도했고, 시즌 종료 후 A대표팀에 선발되며 일약 스타 반열에 올랐습니다.
또 다른 화제의 인물은 광주의 브라질 출신 스트라이커 펠리페였습니다. 190cm의 피지컬과 강력한 헤딩, 정확한 슈팅 능력을 가진 그는 한 시즌 19골을 기록하며 득점왕에 올랐고, 리그 MVP 후보로도 거론됐습니다. 이후 이적시장에서 K리그1 구단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외에도 서울 이랜드의 김정환, 대전 시티즌의 박인혁, 안양의 조규성 등 젊고 재능 있는 선수들이 리그를 통해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조규성은 안양에서 맹활약하며 결국 전북 현대로 이적했고, 박인혁은 대전의 핵심 공격수로 활약했습니다.
이러한 선수들의 등장은 K리그2가 ‘선수 육성과 기회 제공’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1군 무대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이 실전 감각을 쌓고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실질적인 ‘성장 리그’로서의 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전술 다양성과 감독의 색깔이 빛난 시즌
이전까지 K리그2는 ‘투박한 축구’, ‘승격만을 위한 실리축구’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하지만 2019년 시즌은 그런 고정관념을 완전히 깼습니다. 광주 FC는 전방 압박과 짧은 패스를 활용한 점유형 축구를 구현하며, 볼 점유를 통해 경기를 지배했습니다. 펠리페라는 확실한 타깃 스트라이커를 앞세운 전략은 명확했고, 미드필더 여름과 정준연은 중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전술의 중심을 잡았습니다.
부산 아이파크는 현실적인 전술을 바탕으로 유연하게 변형이 가능한 경기 운영을 보였습니다. 이동준과 호물로는 순간 스피드를 활용한 측면 돌파와 컷인 플레이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렸고, 김진규는 후방에서 전진 패스를 공급하며 공격 전개를 도왔습니다. 수비에서는 베테랑 박종우의 커버 능력이 빛났습니다.
FC안양은 전반기 동안 공격적인 4-2-3-1 전술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활기찬 패스 플레이와 팬 중심 마케팅을 접목해 관중 수 증가를 이끌어냈습니다. 대전 시티즌은 김태완 감독 부임 이후 5-3-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수비에 집중하는 축구를 시도했으며, 이는 하반기 들어 일정 수준의 효과를 발휘했습니다.
서울 이랜드는 시즌 내내 유소년 중심의 선수단을 구성하며 실험적인 전술을 지속했고, 안산 그리너스는 수비 조직력과 빠른 역습에 기반한 하이프레스 전술로 중위권 성적을 유지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접근은 K리그2가 이제 단순한 승격 경쟁 무대가 아닌 ‘전술적 실험의 장’이자 ‘감독들의 철학이 살아 숨 쉬는 무대’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결론: K리그2, 더 이상 ‘하위 리그’가 아니다
2019년 K리그2는 모든 면에서 완성도와 가능성을 보여준 시즌이었습니다. 부산과 광주의 승격은 단순히 순위 경쟁을 넘어서 전술, 조직력, 선수 육성 등 구단 운영 전반의 결과물이었고, 이동준, 펠리페 등의 활약은 2부 리그에서도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이 배출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또한 다양한 전술 시도, 감독들의 유연한 전략, 팬들과의 소통 강화는 리그의 전반적인 매력도를 높였으며, 일부 구단의 관중 수 증가와 구단 브랜드 강화는 리그의 흥행 가능성 또한 실감하게 했습니다. K리그2는 이제 ‘승격을 위한 무대’에서 ‘축구 자체의 재미와 가치’를 제공하는 독립적인 프로 리그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K리그2가 더 많은 스타를 배출하고, 다양한 축구 철학과 전술을 실현하며, K리그1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구조로 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이러한 발전이 한국 축구 전체의 수준 향상과 흥행의 기틀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