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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K리그 챌린지(탄생,승강제,새로운 축구 서사)

by 뮤즈크롬의 티스토리 2025.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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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라구 챌린지 앰블럼

2013년, 한국 축구는 역사적 전환점을 맞이했다. 기존의 단일 리그 체제에서 벗어나 1부와 2부로 나뉘는 승강제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이다. 그 중심에는 새롭게 출범한 2부 리그, K리그 챌린지가 있었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리그 하나가 생긴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축구가 보다 체계적이고 경쟁력 있는 구조로 발전하기 위한 시발점이었다. 이후 K리그 챌린지는 현재의 K리그2로 이어지는 프로 리그의 뿌리가 되었고, 그 첫 시즌은 제도와 문화, 팬들의 인식 전환에 있어 다양한 실험과 성과가 뒤섞인 해였다.

2013년, K리그 챌린지의 탄생과 구조적 전환의 의미

2013년은 한국 프로축구 역사에서 구조적 전환이 이루어진 매우 중요한 해였다. 그동안 하나의 리그 체제로 운영되던 K리그가 2012년을 끝으로, 1부와 2부로 나뉘는 승강제 시스템을 본격 도입하게 되었고, 그 결과로 2부 리그인 K리그 챌린지가 처음으로 출범했다. K리그 챌린지는 단순히 새로운 리그가 만들어졌다는 차원을 넘어서, 한국 축구가 체계적 경쟁구도로 재편되며 보다 역동적인 프로 무대로 탈바꿈하기 위한 초석이었다. 승강제란 리그 내 성적에 따라 팀이 상·하위 리그 간 이동하는 방식으로, 이는 하위권 구단에게도 끊임없이 경쟁 유인을 부여하고 팬들에게는 끝까지 몰입감을 유지시킬 수 있는 제도다. 그동안 K리그는 성적에 관계없이 구단이 리그에 잔류할 수 있어 일부 팀의 성실한 경기 운영에 의문이 제기되었다. 이로 인해 관중 감소, 팬들의 흥미 저하, 리그의 질적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했으며, 결국 프로축구연맹은 리그 구조 개편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로 결정한다. 그 중심에 K리그 챌린지가 있었다. '챌린지'라는 이름처럼 이 리그는 도전과 성장의 의미를 품은 리그로, 각 구단은 클래식(1부 리그) 승격을 위해 전력을 다했다. 이 리그에는 K리그에서 강등된 팀, 내셔널리그나 챌린저스리그에서 프로화된 팀, 신규 창단 구단 등이 포함되었으며, 처음부터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명실상부하게 2013년은 한국 축구가 ‘승강제 시대’로 진입한 해였다.

경쟁의 서사와 승강 플레이오프의 드라마

2013년 K리그 챌린지는 총 8개 팀이 참여했다. 상주 상무와 광주 FC는 K리그에서 강등된 팀으로 리그에 참가했고, 수원 FC, 고양 Hi FC, 충주 험멜 등은 실업축구 기반에서 프로화를 추진한 팀들이었다. 부천 FC 1995와 FC 안양은 신생 구단으로서 지역사회의 기대를 받으며 리그에 첫발을 내딛었고, 경찰 축구단은 연고지 미확정 상태로 참가했지만 승격 자격은 부여되지 않았다. 리그는 팀당 35경기씩 치러졌으며, 시즌 최종 순위는 승점과 골득실 등을 통해 결정되었다. 그리고 시즌 1위 팀에게는 K리그 클래식 최하위 팀과의 승강 플레이오프 자격이 주어졌는데, 이 제도는 리그 종반까지 팬들의 관심을 고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결국 정규리그 우승은 상주 상무가 차지했다. 이 팀은 강한 조직력과 체력적인 우위를 바탕으로 전체적인 안정감을 보여줬고, 특히 이근호의 활약은 단연 눈에 띄었다. 그는 리그 득점왕과 MVP를 동시에 거머쥐며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고, 박항서 감독의 전략적인 지휘 아래 팀은 단단한 형태로 리그를 지배했다. 경찰 축구단 역시 염기훈의 도움왕 활약 속에 2위를 기록했지만 승격 자격은 없었다. 이로 인해 승강 플레이오프에는 리그 1위 상주 상무가 진출하게 되었고, 클래식 12위였던 강원 FC와 대결하게 된다.

플레이오프는 단판이 아닌 홈앤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졌는데, 첫 경기에서 상주는 강원을 상대로 4-1 대승을 거두었고, 2차전에서는 원정에서 0-1로 패했지만 합산 4-2 승리를 기록하며 K리그 클래식 복귀를 확정지었다. 이는 K리그 역사상 첫 승강 플레이오프 사례로, 새로운 제도가 실제로 작동하며 극적인 결과를 가져온 첫 시즌이었다.

축구 문화의 지형 변화와 팬들의 응답

2013년 K리그 챌린지는 리그 운영만큼이나 팬 문화 측면에서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부천 FC 1995와 FC 안양 같은 신생 시민구단들은 지역 밀착형 마케팅과 응원 문화를 적극 도입하며 새로운 축구 문화 지형을 열었다. 부천은 과거 부천 SK의 해체 이후 ‘시민의 축구’를 되살리겠다는 정신으로 구성됐고, 열성적인 팬들이 홈경기장을 채웠다. FC 안양 역시 창단 이후 ‘안양시민의 팀’이라는 정체성을 강하게 내세우며 지역 내 다양한 행사와 소통 활동을 통해 꾸준히 관중을 동원했다. 수원 FC는 전통적인 축구 도시인 수원의 축구 열기를 수원 삼성과 공유하면서도 자신만의 팬층을 만들어 갔고, 고양 Hi FC는 경기 북부 지역의 축구 저변 확대에 힘썼다. 초대 시즌이라 언론 노출이나 전체 관중 수는 기대보다 적었지만, 각 구단이 보여준 문화적 행보는 이후 리그 성장을 위한 기반이 되었다. 특히 SNS와 모바일 플랫폼을 적극 활용한 소통, 지역 학교와 연계된 유소년 프로그램, 지역 행사 참여 등은 K리그 챌린지가 단지 경기 결과를 넘어서 ‘지역과 함께하는 축구’로 자리매김하게 만든 요인이었다. 이러한 시도는 팬들에게 축구가 단순히 프로 경기 관람의 대상이 아니라, 지역 문화와 공동체의 일원으로 함께하는 콘텐츠임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이후 K리그2로 이어지는 흐름에서도 그 정신은 유지되었다.

이처럼 2013년 K리그 챌린지는 단순한 리그 출범 그 이상의 의미를 남겼습니다. 리그 구조의 전환, 새로운 경쟁과 승강의 서사, 그리고 축구 문화를 재정립하려는 노력은 모두 한국 축구의 미래를 향한 초석으로 작용했어요. 지금 우리가 즐기고 있는 K리그의 다층적인 매력 속에는 바로 이 첫 챌린지 시즌의 실험과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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