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안 되면 ‘싸움’이라도 걸었어야 했다
황선홍의 한일전 승리는 왜 복기되지 않았나
한국 축구가 또다시 일본의 벽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2026 AFC U-23 아시안컵 4강전. 결과는 0-1 패배였지만, 스코어는 오히려 한국에 관대했다.
전반 슈팅 수 1대10, 점유율·패스 성공률·공격 시도 모든 지표에서 완패.
무엇보다 뼈아픈 것은 **경기 내내 보이지 않았던 ‘싸울 의지’**였다.
축구에서 실력 차이는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전략 없이 작아지는 선택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미 정답이 있었음에도 그 정답을 외면했다는 점이다.

목차
- 한일전 0-1 패배, 스코어보다 잔인했던 내용
- 전반 슈팅 1-10… ‘존 디펜스’의 착각
- 2년 전 황선홍호, 일본을 잡았던 방법
- 기술 열세를 인정했을 때 선택해야 할 전략
- 요르단도 해낸 전방 압박, 한국은 왜 못 했나
- 이민성 감독의 전술적 패착 분석
- 일본 U-21의 여유, 한국 U-23의 조급함
- ‘싸움 없는 축구’가 가장 위험한 이유
- 한국 유소년·대표팀 전술의 구조적 문제
- 결론 – 졌다면, 적어도 싸웠어야 했다
1. 한일전 0-1 패배, 스코어보다 잔인했던 내용
사우디 제다에서 열린 한일전은 결과보다 과정이 더 충격적이었다.
한국은 전반 내내 일본의 패스 훈련을 지켜보는 팀처럼 보였다.
라인은 내려앉았고, 압박은 없었으며, 볼을 탈취해도 전개는 이어지지 않았다.
전반 슈팅 수 한국 1회, 일본 10회.
이 수치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경기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다.
한국은 일본을 위협하지 못했고, 일본은 위협받지 않았다.

2. 전반 슈팅 1-10… ‘존 디펜스’의 착각
이민성 감독은 경기 전부터 ‘존 디펜스(지역 방어)’를 선택했다.
문제는 이 전술이 전제 조건을 완전히 무시했다는 점이다.
존 디펜스는
- 볼 소유 팀의 패스 속도를 늦출 수 있을 때
- 중원 압박과 커버가 동시에 이뤄질 때
효과를 발휘한다.
그러나 일본은
- 짧고 빠른 원터치 패스
- 개인 탈압박 능력
- 공간 인식 능력
에서 이미 아시아 최고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존 디펜스는
‘조직적인 수비’가 아니라
‘물러서서 지켜보기’에 가까운 선택이 됐다.
3. 2년 전 황선홍호, 일본을 잡았던 방법
시간을 2024년 카타르 U-23 아시안컵으로 돌려보자.
당시 황선홍 감독이 이끌던 한국은 일본을 1-0으로 꺾었다.
그 대회에서 일본은 우승을 차지했지만, 유일한 패배가 바로 한국전이었다.
황선홍호의 전략은 명확했다.
- 미드필드부터 강한 압박
- 파울을 감수한 템포 차단
- 일본의 빌드업 시작 지점부터 충돌
- 기술 싸움이 아닌 몸 싸움 유도
일본 선수들은 경기 후
“한국은 너무 거칠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이기는 방법이었다.

4. 기술 열세를 인정했을 때 선택해야 할 전략
일본이 기술적으로 앞선다는 사실은 새삼스러운 이야기가 아니다.
문제는 이를 인정한 뒤의 선택이다.
기술이 밀릴 때 선택지는 분명하다.
- 전방 압박으로 템포 붕괴
- 강한 몸싸움으로 리듬 파괴
- 파울을 활용한 경기 쪼개기
- 빠른 전환 중심의 카운터 어택
하지만 한국은 이 중 어느 것도 하지 않았다.
기술도 싸움도 없이, 가장 위험한 선택을 했다.
5. 요르단도 해낸 전방 압박, 한국은 왜 못 했나
더 비교하기 쉬운 사례가 있다.
바로 직전 8강전에서 일본을 승부차기까지 몰고 간 요르단이다.
요르단은
- 수비 라인을 끌어올렸고
- 일본 수비진을 끝까지 추격했으며
- 공을 빼앗자마자 직선적인 공격을 시도했다.
그 결과 일본은 빌드업에 애를 먹었고,
경기는 끝까지 접전으로 흘러갔다.
반면 한국은
공을 뺏어도 다시 빼앗기기 바빴고,
전방 공격수 백가온은 철저히 고립됐다.
6. 이민성 감독의 전술적 패착 분석
이날 패배의 책임은 명확히 전술 선택에 있다.
- 일본의 장점을 그대로 살려준 수비 전략
- 전방 압박 포기
- 역습 구조 부재
- 후반에도 전술 변화 미흡
특히 가장 큰 문제는
**‘질 가능성을 최소화하려다, 이길 가능성까지 포기한 선택’**이었다.
수비적으로 나설 수는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역습 한 방은 반드시 준비되어야 한다.
한국은 그 준비조차 없었다.
7. 일본 U-21의 여유, 한국 U-23의 조급함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은 한국보다 두 살 어린 U-21 선수들로 나왔다.
그러나 경기 운영과 볼 처리, 심리적 여유는 오히려 일본이 앞섰다.
이는 단순한 개인 능력 차이가 아니다.
- 유소년 단계부터 이어진 전술 교육
- 국제대회 경험
- ‘실수해도 된다는’ 심리적 안정감
이 모든 요소가 겹친 결과다.
8. ‘싸움 없는 축구’가 가장 위험한 이유
기술에서 밀리고, 싸움에서도 밀리면 결과는 명확하다.
문제는 한국이 싸움조차 걸지 않았다는 점이다.
축구는
- 기술
- 전술
- 투지
이 중 하나만 있어도 경기를 흔들 수 있다.
그러나 이날 한국은
세 가지 모두에서 일본을 자극하지 못했다.
9. 한국 유소년·대표팀 전술의 구조적 문제
이번 패배는 단일 경기의 문제가 아니다.
- 소극적인 전술 문화
- ‘지지 않기 위한 축구’의 고착화
- 강팀 상대 시 지나친 존중
이 구조가 반복된다면
세대가 바뀌어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10. 결론 – 졌다면, 적어도 싸웠어야 했다
졌다. 그 자체보다 더 아픈 건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 패배다.
2년 전 황선홍호가 보여준 답안은 분명히 존재했다.
그러나 이민성호는 그 답안을 펼쳐보지 않았다.
기술이 안 되면 싸워야 한다.
싸움이 안 되면, 최소한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어야 한다.
제다의 밤,
한국 축구는 일본에게
경기력도, 전략도, 정신력도 모두 내줬다.